올해 쉰 네 살인 설수영 씨는 6살 무렵, 부산 형제복지원에 끌려갔던 상황을 생생히 기억합니다.
자전거를 타다 친구들과 잠시 떨어진 사이 순식간에 형제복지원 관계자들에게 납치됐고, 탑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지옥이 시작됐습니다.
[설수영 /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: 묻지도 않고 짐짝 던지듯이 저를 (탑차에) 던져버린 겁니다. 수도 쇠 파이프를 가지고 와 엎드리게 하더니 내가 그만할 때까지 쳐라. 쟤를 갖다가…]
설 씨 아버지가 아들을 찾고자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, 어떤 흔적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.
형제복지원에도 찾아갔지만 일치하는 수용자가 없다는 말에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.
[설수영 /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: 아버지가 저를 찾기 위해서 안 가본 데가 없다고 들었습니다. 형제복지원을 알고 많은 부모가 찾아 왔던 거로 들었어요.]
어떻게 된 걸까?
설수영 씨의 본래 이름은 '설수용'입니다.
하지만 형제복지원이 기록한 신상카드엔 이름은 물론 생년월일까지 바뀌어 있었고, 주소도 완전히 다르게 적혀 있었습니다.
[설수영 /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: 주소는 (부산) 영도구 봉래동이고 어머니는 장사하신다고 다 말했는데도 형제복지원에선 찾아줄 생각도 안 했습니다.]
결국, 설 씨는 잘못된 신상정보를 바탕으로 새 호적이 만들어졌고 가족들은 설 씨가 성인이 될 무렵 사망한 거로 보고 원적을 말소 처리했습니다.
그렇게 가족과 생이별한 지 48년 만인 지난 1월, 설 씨는 형제복지원 피해자 모임을 통해 우연히 동생을 찾게 됐습니다.
[설수철 /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동생 : (형제복지원 출신) 아는 목사님을 통해서 형의 연락처를 받았어요. 형이 문자를 보내온 거예요. 어떻게 내 하나밖에 없는 동생 철이를 잊을 수 있겠느냐….]
수십 년 세월이 흘러서야 그리던 가족을 만났지만, 형제에겐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가 남았습니다.
설 씨는 형제복지원에서 당한 폭행으로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되었고, 죄책감에 가족과 떨어져 살던 아버지는 치매 증세로 아들을 알아보지도 못하는 처지입니다.
[설수영 /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: 아버지는 48년 만에 만났는데 심한 치매로 요양원에 계시고, 저는 형제복지원에서 겪은 후유증으로 수급자가 됐는데, 이건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.]
내무부 훈령에 따라 형제복지원은 수용자들의 신상기록카드를 토대로 연... (중략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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